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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무량판 아파트 안전에 대한 입주민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인천 검단에서 아파트 주차장이 무너져 내리면서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LH가 공급한 아파트 중 무량판 아파트는 25개 단지, 민간 아파트 중에는 293개 단지가 무량판 아파트라고 합니다. 입주를 해 거주하고 있거나 입주 중이거나 입주를 앞둔 주민들은 하나같이 ‘충격’, ‘공포’라는 말로 심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무량판 아파트가 어디인지, 왜 문제인지, 정부의 대책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글을 읽으시고 내가 사는 아파트나 내가 청약하고자 하는 아파트는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무량판 아파트의 특징
보통 공동주택을 지을 때 쓰이는 바닥구조는 벽식 구조와 기둥식 구조, 무량판 구조 등이 있다고 합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무량판 구조 아파트입니다.
무량판 아파트는 벽식 구조나 기둥식 구조와는 다르게 기둥만 있고 보가 없는 구조입니다. 건물을 지을 때 하중을 지탱하기 위해 기둥과 보를 주로 사용하는 데 무량판은 기둥만 있고 보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슬래브와 기둥이 만나는 지점의 설계와 시공이 매우 중요합니다.
철근을 서로 엮어주는 역할을 하는 전단 보강근을 잘 설치해야 무너짐을 막을 수 있어요. 보가 없이 바닥과 기둥만 있는 형태인데 보가 없기 때문에 층 사이가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최근 건설업계에서 선호하는 구조라고 하네요.
무량판 구조 건물은 아파트 말고도 백화점 등 판매시설이나 상업용 빌딩에서도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아파트 신축할 때는 무량판 구조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삼풍사고와 같은 위험성 때문에 주차장에서만 쓰고 주거용도는 벽식 구조를 많이 쓴다고 합니다.
무량판 아파트 왜 문제인가
위에서도 설명드렸듯이 무량식 구조 건물은 철근을 서로 엮어주는 역할을 하는 전단 보강근을 잘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최근 무량판 아파트와 아파트 주차장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일어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무량판 구조는 기둥만 있고 보가 없는 구조로 기둥이 슬래브의 모든 하중을 버텨야 해서 구조적으로 취약한데다 아파트 설계 단계와 시공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전단 보강근(철근을 엮어주는 역할)이 누락되면서 붕괴사고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이슈가 된 LH 검단 자이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광주 화정 아파트 붕괴사고도 무량판 구조의 취약성과 철근 누락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해 일어난 경우 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검단 AA13-2블록 아파트는 지난 4월 지하 주차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곳인데요. 국토부 조사 결과 하중을 견디는 데 필요한 철근이 기둥 32개 중 19개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60%에 해당하는 철근이 빠졌으니 주차장이 무너진 건 당연한 수순이겠죠.
이후 정부가 LH 발주 아파트를 전수 조사했는데요. 모두 15개 단지 내 지하 주차장에서 일부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LH가 지하주차장 무량판 아파트 안전점검 결과를 발표한 지 열흘 만에 점검에서 누락된 단지가 발견되면서 점검의 신뢰성 자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LH는 발주한 아파트 중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단지를 91곳으로 규정하고 전수조사를 실시했다고 했으나 추가로 10개 단지가 점검에서 빠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그래서 LH 시공 아파트 중 25개 단지의 주차장이 무량판 구조인 것으로 최종 집계됐습니다.
LH 무량판 아파트 91개 중 10개 단지 철근 누락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당초 인천 검단의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원인으로 꼽히는 무량판 구조로 LH가 발주한 아파트 91개 가운데 15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 기둥에서 ‘전단보강근철근(보강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이번에 발견된 15개 단지 중 10개 단지는 설계 미흡, 5개 단지는 시공 미흡으로 이러한 철근이 빠진 것으로 조사됐구요. 입주가 완료된 아파트도 파주 운정A23, 남양주 별내 A25, 음성 금석A2, 공주 월성 A4, 아산탕정 2A14는 이미 입주가 완료된 상태입니다. 또 입주중인 곳도 3곳입니다. 지역별, 종류별로 나눠보면 각각 수도권에서는 분양주택 4곳, 임대주택 4곳에서 이러한 부실이 발견됐고 지방에서는 분양주택 1곳, 임대주택 6곳에서 전단보강근 부실이 확인됐다고 해요.
그런데 LH가 안전점검 대상에서 빠뜨린 무량판 구조 아파트 단지들이 10개가 더 발견되면서 철근을 누락시킨 무량판 구조 아파트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위 표를 보시기 힘드시다면 다시 알려드릴게요.
국토교통부에서 공개한 LH 무량판 아파트 중 철근 누락 아파트 명단
- 파주운정 A34
- 충남도청이전 신도시 RH11
- 수서역세권 A3
- 수원당수 A3
- 오산세교2 A6
- 남양주별대 A25
- 음성금석 A2
- 공주월송 A4
- 아상탕정 2-A14
- 양주회천 A15
- 광주선운2 A2
- 양산사송 A2
- 양산사송 A8
- 파주운정3 A23
- 인천가정2 A1
무량판 아파트 민간 293개 단지 조사
LH 무량판 지하주차장 부실시공 사태의 후속조치로 전국 민간아파트에 대한 무량판구조 전수조사가 태풍 카눈이 지나간 후 내주 초쯤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준공된 전국 민간 아파트 중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단지는 모두 293개로 집계됐는데요. 이 중 105개 단지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고 188개 단지는 이미 입주를 마쳤다고 합니다. 전수조사 대상인 민간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은 물론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사용한 곳이 섞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점검절차는 국토부가 단지별 점검기관 선정하고 해당 지자체와 점검기관, 국토안전관리원이 점검을 실시하며 점검기관이 결과를 제출하는 순으로 이뤄질 예정입니다. 점검은 구조계산서를 통해 슬래브(천정) 설계하중 적정여부, 기둥 주변 슬래브 전단력에 대한 구조안전성을 검토하고 현장 점검에서는 도면 검토와 정밀 육안조사 결과 보강철근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무량판 기둥인 경우 철근탐지기를 이용해 철근 배근상태를 조사하고 무량판구조 뿐 아니라 콘크리트 강도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무량판 아파트 확인하는 방법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는지를 확인해보기 위한 방법이 몇 가지 있어 소개해드립니다.
무량판 아파트 천장구조
우선 천장 구조를 살펴보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지하주차장은 천장이 노출되어 있어 천장을 받쳐주는 보가 있는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지하 주차장에 보 구조가 확인된다면 무량판이 아닌 기둥식 구조가 적용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부동산정보 통합 열람
두 번째는 부동산 정보를 열람하는 방법인데요. 집 내부는 주차장과 달리 천장이 드러나지 않아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어렵죠. 이럴 때는 건축물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확인을 위해서는 서울 부동산 정보조회 시스템이나 광역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를 들어가야 해요. 부동산 정보 통합 열람 사이트에 자신이 거주하는 집 주소를 검색하면 건축물 정보 열람이 가능합니다.
만약 층별 현황에 철근콘크리트조, 평슬래브, 내력벽식이라고 적혀 있으면 벽식 구조라고 보면 되구요. 다만 이 방법으로는 무량판과 기둥식 구조 여부는 알 수 없고, 벽식 구조인지만 확인이 가능합니다.
주민센터에서 건축물 현황도 발급
마지막으로는 단위세대 평면도를 확인하는 방법이 있는데요. 쉽게 관리사무소나 시공사에 건축 구조를 문의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쉽지는 않겠죠. 일반적으로는 주민센터에서 단위세대 평면도가 포함된 건축물 현황도를 발급해 확인해볼 수 있어요. 신축 아파트라면 입주자 모집공고문이나 분양 안내문 등을 통해 건축 구조를 알아볼 수도 있구요.
마무리 글
무량판 구조 아파트가 최근 한국 건설업계를 뒤흔들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철근 누락으로 인한 아파트 붕괴가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이 멘붕에 빠져 있습니다. 더구나 LH는 주차장에만 무량판 구조를 사용했다고 해명했지만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쓴 LH 아파트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LH는 세종에 장수명주택 시범사업으로 무량판과 벽식 구조를 혼합한 무량복합구조 아파트 1개동을 지었다고 합니다.
현재 국토부는 LH가 발주한 아파트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민간 아파트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요. 철근 누락 사실이 공개되면 집값이 내려갈 것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수조사를 통해 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토부는 주차장은 물론 주거공간에 사용된 무량판 구조 아파트를 색출하고 제대로 보수 공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비리로 얼룩진 건설업계도 이참에 제대로 정화시켜야 합니다. 국민 안전을 위해서요. 그리고 더 이상 불법으로 국민들의 안전이 위협 받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