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지표 2가지…진짜 바닥 찍었나?

들어가는 글

서울 집값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이 한 달 넘겨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고 서울은 3개월 동안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집값이 바닥이라는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최근 발표된 각종 부동산 지표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수치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부동산 흐름이 침체기에서 회복기로 전환된 것이냐? 더 이상 집값이 떨어지지 않느냐? 는 질문에는 “글쎄요”라는 답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최근의 부동산 상승세의 원인이 무엇인 지를 알아야 조금 더 확실한 답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언론에서는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정부 정책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정책만 영향을 주었을까요? 물론 정부 정책이 근간이 됐겠지만 가장 큰 영향은 가계의 유동자산이 크게 늘었고 이 유동자산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 그러면 최근 부동산 지표가 실제 어떻게 나오고 있는 지와 유동자산의 흐름, 최근 국내외 시장 환경 등을 살펴보면서 집값이 정말 바닥을 찍었는지 알아볼까요?

집값 상승 보여주는 각종 지표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가장 최근의 지표는 지난 17일 부동산원에서 발표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변동률입니다.

먼저 전국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변동률을 살펴보면 마이너스 수치를 보여주고 있는 지역은 강원과 광주, 전북, 전남, 부산, 제주 등 6곳입니다. 그리고 경남은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왔구요. 반면 나머지 10곳은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집값 상승을 살펴볼 수 있는 인포그래픽. 2023년 둘째주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표시돼 있음. 그래픽에는 전국 지도가 있고 지도 위에 시도별로 변동률이 숫자로 표기되어 있음.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세종인데요. 무려 0.10%나 올랐습니다. 먼저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이 가장 빠르고 오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서울인데요. 전주 대비 0.09% 올랐어요. 부동산원은 여름 휴가철과 태풍 영향으로 거래량은 많지 않았지만 주요 아파트 단지 위주로 매수 문의가 꾸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가격 회복 기대심리로 인해 매도 호가가 올랐구요. 일부는 오른 가격에 거래가 체결됐다고 해요. 때문에 전체적으로 지난주에 이어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값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등에 따라 하락 폭을 줄여오다가 지난 5월 4째 주에 상승세로 돌아섰구요. 이후에 3개월 째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서울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송파구가 전주 대비 0.31% 올라 가장 강한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이어 △성동·마포구 0.17% △용산·동대문구 0.15% △양천구 0.13% △강동구 0.12% 등 24곳이 상승세를 보였고 노원구는 보합세를 나타냈습니다.

최근 1년간 전국 아파트 매매, 전세가격 지수 및 변동률 추이를 나타내는 인포그래픽임. 하단에는 2022년 8월붙커 2023년 8월까지의 변동률이 표시되어 있음.

집값 상승과 함께 전셋값도 함께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요.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전주 대비 0.11% 올라 13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부동산원은 교통과 학군 등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 위주로 저가 매물 소진 후 상승 거래가 발생하며 오름세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했네요.

또 송파구가 전주 대비 0.28% 올랐고 △광진구 0.22% △성동구 0.20% △마포구 0.16% △동대문구 0.15% 등 25개 자치구 모두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최근 부동산원이 지표 1개를 더 발표했는데요. 위에서는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변동률을 살펴봤죠. 이번에는 실거래가 지수입니다. 두 지표 모두 한국감정원에서 집계한 통계입니다. 두 지표의 차이를 간단히 알아볼게요.

● 실거래가 지수 : 실제 거래된 아파트의 매매가격만 집계한 통계.

● 매매가격 지수 : 한국감정원 직원들이 실거래가와 주변 시세 등을 통해 산출한 통계.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를 살펴볼게요.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2.02% 상승했는데요. 올해 들어 지난 2월 2.10%를 기록한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입니다.

그리고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만 보면 누적 상승률이 9.99%로 10%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는 지난해 하락분 -22.24%의 절반 가까이 회복한 수치입니다.

권역별로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의 실거래가지수가 상반기에만 13.99% 올라 5대 권역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요. 용산이나 종로, 중구가 있는 도심권 상승 폭(2.88%)의 5배 가까운 수준으로 강남권이 상반기 실거래가 상승을 주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집값 상승을 살펴볼 수 있는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인포그래픽. 막대그래프에는 서울의 25개구의 이름이 적혀있음.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를 봐도 상반기에만 3.73%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세종시로 지수가 6개월만에 8.43% 올랐고 울산(3.06%), 대전(2.87%), 부산(1.98%), 광주(1.76%) 등도 지수가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집값 상승 곡선 유지?…상반기 경기 19곳 하락

서을 아파트값은 실거래지수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9.99% 상승했다고 말씀드렸죠. 10% 가량 오른 수치지만 서울 25개 구 가운데 상반기에 아파트 값이 4% 이상 오른 곳은 6곳에 불과했습니다.

오히려 올해 상반기 아파트값이 폭락한 곳도 적지 않습니다. 서울에서는 서초구와 동작구, 용산구, 광진구, 중랑구, 구로구, 종로구 등 7곳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구요. 경기도권에서는 남양주시, 파주시, 의정부시, 고양시 등 19곳이 하락 곡선을 그렸습니다.

또한 여주시는 6.93% 떨어져 하락률 1위를 기록했고 이천시(-6.80%), 포천시(-6.53%) 등도 6%대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일산 신도시가 위치한 일산 서구도 4.8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상반기 경기 지역 가운데 아파트 값이 떨어진 지역이 19곳 이라는 인포그래픽. 그림에는 경기도 남양주시 등 19곳의 지자체 이름과 실거래가 변동률이 표기돼 있음.

이런 이유 때문에 하반기 집값 상승에 대해 비관론을 펴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부동산시장을 분석해온 대표적 전문가인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실거래가 반등 탄력이 상반기보다는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상반기 서울 강남 등 주요 권역에서 아파트 실거래가가 상승한 반면 나머지 대다수 지역에서 하락하며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그 원인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집값 양극화 현상…유동자산 때문?

앞선 글에서 소개했듯이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초과 저축, 즉 유동자산이 100조원을 넘는다고 합니다. 특히 고소득층의 유동자산이 쌓여 있고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고소득층의 유동자산이 크게 늘면서 일부 자산이 주식 쪽으로 흘러 2차전지 랠리 등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적인 예가 아파트 청약 시장의 경우 서울 강남권에서 크게 흥행을 하고 있고 강북 등 강남 이외의 지역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고가 아파트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신고가 사례에서도 강남권에서만 아파트 가격 상승이 크게 돋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의 부동산 시장 열기는 유동자산을 크게 보유한 고소득층의 부동산 투자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나가는 글

지난 주 부동산원이 발표한 2가지 지수를 살펴봤는데요. 하나는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고 또 하나는 올해 상반기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입니다.

2개의 지수 모두 아파트 값이 하락 곡선에서 상승 곡선으로 반등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매가격 지수의 경우 전국적으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고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확연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집값 상승 추세는 전국적인 현상은 아닙니다. 서울에서도 아직 집값이 떨어지는 곳이 있고 수도권에서 전국 지방으로 갈 수록 회복세를 보이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바로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집값 상승이 하반기에도 지속되나” 라는 질문에는 “그렇다”라고 답하기에는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상승 추세가 힘을 잃을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의 현상이 고소득층 유동자산 때문일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예측도 해봅니다. 자산 여유가 많은 고소득층, 강남권 거주자들의 투심 영향일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또 국내외 여건, 즉 중국의 부동산 붕괴, 건설 PF 부실 등 악재가 도출될 수 있기 때문에 보수적인 입장에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끝 감사합니다.

Leave a Comment